2013년 8월 8일 목요일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간만의 하루키 작품, 한권이라는 비교적 적은 분량에 이틀만에 읽어버렸네요.

기존 작품들이 너무 잔혹했던 것도 같지만 그에 비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덜 자극적인 편이라 약간 아쉬우면서도 가볍게 읽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열린 결말임에도 관련 추측을 위한 떡밥이 너무 제한되어 있어 조금은 너무 짧고 정리가 덜된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렇다 해도 역시 하루키 특유의 맛은 분명하게 내고 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짧게 읽기엔 좋은 책 같네요.


2012년 12월 7일 금요일

의자놀이

2009년 5월, 쌍용자동차는 2405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이에 쌍용자동차 노조는 5월 말 총파업을 시작했고, 8월 초 사측과 노조의 협상으로 77일간의 파업은 끝을 맺고, 파업기간 불법행위를 저지른 수많은 노조측은 연행되었다.

그리고, 그 직전부터 2012년 3월까지 2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의자놀이는 2009년 있었던 쌍용자동차 총파업과 그 직전/직후 일을 공지영 작가가 쓴 르포르타주 - 르포르타주(프랑스어: reportage →탐방)는 영화·신문·방송·잡지 등에서 현지로부터의 보고 기사·사회적인 현실에 대하여 보고자의 주관을 섞지 않고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재의 생생함과 박진감이 특징이다.(wikipedia 에서 참고)- 이다.
공지영 작가가 쌍용자동차 관련 사태를 찾아보고 관련 피해자들을 만나보면서 느낀 생각과 관련 사실들을 나열하고 있다.

르포르타주라고 하지만 내용이 아주 차갑도록 객관적이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공지영 작가가 관련 사태를 찾아보고 느낀 점들을 감정을 숨기지 않은채 뜨거운 필체로 순박한 노동자들이 어떻게 부당한 상황에 직면했고, 거기에 멍청하도록 순박하게 열심히 대응했으며 어떻게 버림받고 고통받고 있는지를 이 책은 이야기 한다.
물론 관련 사실들을 객관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 자료들은 충분히 기재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노동자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그리고 나는 노동자라고 생각한다. 노동자로써 나의 노동 환경을 이야기 하고 다른 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신경쓰는 것은 환경을 오염시키지 말자는 말처럼 너무 당연하고, 너무도 직접적이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살자, 함께!"


관련 사건 내용은 다음 유투브 링크를 따라가면 쉽게 설명한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zvSSh_jC7Ug&feature=youtu.be

2012년 9월 12일 수요일

삶이 그대를 슬프게 할지라도


대학교 2학년, 스물한살 때의 일입니다.
지금이라고 다르지도 않지만 이제와 생각하면 새파랗기만 했던 21살의 어린녀석은 능력에 넘치게도 나름 책임 있는 자리를 맡게 되었고, 부족하기만 한 주제에 그걸 어떻게든 잘 되게 해보겠노라고, 지금 생각하면 계란으로 바위를 깨부수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분명 계획은 완벽했다고 생각하고 치열하게 노력하지만 이뤄지는 건 별로 없고 학점, 생활비, 이성관계 등과 같이 이런저런 잡다하고 찌질한 문제들에 치여가며 그저 세상과 자신을 원망하며 여러분의 21살처럼 그렇게 고단한 한해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머리는 어지럽고 지난밤 마신 술의 숙취에 정신을 놓고 지내다가, 어느 서점에 들어갔고, 한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삶이 그대를 슬프게 할지라도'

그렇게 이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세계 각지의 명언이나 시구, 격언 등을 모아 놓은 잠언집입니다. 각 내용은 짧게는 한페이지에서 길게는 두어페이지의, 짧게 짧게 읽을 수 있는 분량들입니다만, 그 무게와 깊이는 만만치가 않습니다.
엮은이의 머리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이 책의 내용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책 한권 있었으면 했다
길을 걸을 때 분위기에 취해 흥얼거리는 노래말과 같이
...(중략)...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하고 허전하고 고독할 때
...(중략)...
지식의 샘물을 마시고 싶어 오아시스를 찾아 헤맬 때
...(중략)...
씹으면 씹을수록 달디단 맛을 내는 감초같이
...(중략)...
아직 덜 자란 초목을 올곧게 크도록 받침대를 놓아주듯
...(중략)...
삶의 어둠 속을 헤맬 때나 인생의 이정표를 찾지 못할 때
...(중략)...
휘황찬란하게 꾸미진 않았어도 정갈하고 아늑한 정원 같이
...(중략)..."

힌두교의 경전에서 인디언의 격언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아름다운 운율을 뽐내며, 깊은 삶의 지혜를 선사합니다.

물론, 다양한 주제를 짧은 내용으로 엮어냈다 보니, 하나의 삶의 지혜라던가 방향성을 얻기는 어렵지만, 덕분에 언제든 마음이 심난할 때, 외로울 때, 고난할 때, 어느 페이지든 펼치고 위안을 얻고 어둠 속에 작은 불빛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미 어느정도 굳은살이 박혀서 어지간한 일에는 생채기도 나지 않는, 나이에 니은자 붙어가는 즈음이라면 조금 평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그렇기에 스치는 바람에도 눈물 떨구는 애송이일 때, 또는 그때를 회상하며 읽기 참 좋은 책입니다.

책의 이야기 중 하나의 문구를 인용하며 서평을 마무리 할까 했는데, 하나만 고르기 어렵군요.
그래도 어떻게든 골라서 짧은 문구 하나만 이용해 봅니다.
삶이 그대를 슬프게 할지라도

2012년 8월 16일 목요일

[서평]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개인적으로.. 세상에 귀하지 않은 책은 없다는 생각이지만,
한 권의 책은 마치 한 사람과 같아서 그것의 역할과 깊이가 참으로 천차 만별 입니다.

근래 읽은 베스트셀러들은 이해가 잘되게 너무 잘 쓴건지 혹은 가볍게 쓰여진건지..
몇 시간이면 훅 하고 쉽게 읽히고는 금방 또 잊혀져 버리는데,
이 아이는 (좀 바빴다는 핑계도 있지만.. ) 겨우 일독하는데만 꼬박 2주가 걸렸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그도 그럴것이, 책을 읽는 속도는 책을 써내려간 시간에 비례하겠지요..
20여년의 옥살이 그 긴 시간동안의 기록인데 함부로, 쉽게 읽혀질 리가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신영복 교수님이 20여년의 옥살이 동안 가족들에게 보낸 서한을 엮어서 출간한 책입니다. 책의 표지에 적힌 아래 글 귀는 책을 펼쳐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제가 가진 상상력의 한계로는, 감옥살이라는 것이 대체 어떨지 가늠도 되지 않지만.. 다만 내 상상이 어떤 것이든 실제는 그 이하겠지 하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의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그 환경이 스스로 인정하기 싫은 밑바닥의 본인을 마주하게 한다는 사실이 아닐까.. 하고 생각 했습니다. 저자가 존경스러운 것은 그런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의연하게 바라보면서 스스로를 더 꼿꼿이 세웠다는 점 입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만큼의 고뇌가 있었을지는 짐작이 갑니다.

표지글 뿐만 아니라 책에 담긴 모든 글도,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습니다. 남길 반찬 하나 없는 정갈한 시골 밥상 같은 느낌입니다. 그런데 유명 배우의 시상 소감처럼, 절대 혼자 차린 밥상이 아닙니다. 책에는 교수님의 답글만 모아져 있지만 가족들이 보낸 엽서도 꼭 한번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 형제, 형수님 조카들까지. 가족들의 든든한 믿음과 관심이 없이는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한 일 이었을 겁니다.


나중에, 여러번 읽고난 뒤에 새롭게 서평을 써 볼 생각 입니다. 긴 시간이 들여 쓴 글인 만큼 오랜 정성을 들여 읽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아래의 구절이 달리 보일지 궁금합니다.

'새해에 드리는 엽서 -아버님께'
'1월 4일부 서한과 영치금 잘 받았습니다.
늦추위를 할망정 아직은 춥지 않아 편히 지냅니다.
짧은 편지가 반드시 서운한 편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1978. 1. 12-'

제가 받은 편지도 아닌데 이내 서운한 맘이 들더니 괘씸하기도 합니다. 10년째 수감된 무기징역수가 가질 수 없는 얄미운 도도함 같았습니다. 근데 또 다시보면 짧은데도 공손하기 그지 없습니다. 더 많이 읽은 후에는 생각지 못한 뜻이 보이길 기대합니다.


2012년 7월 13일 금요일

도자기



"도자기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라.
이 그릇들은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닮았거든."

도자기. 아마 2007년인가 그 무렵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었던 웹툰입니다.
사실 연재될 때에는 존재도 모르다가 책이 출간된 후에야 우연히 알게 되어 작가인 호연님의 홈페이지를 자주 드나들었고, 거기서 지금은 자주 듣는 몇개의 음악도 접하게 되었죠.

작중 작가를 의미하는 듯한 캐릭터가 남자일 때도, 여자일 때도 있어 작가는 남자다 여자다 하는 소문도 많았는데, 그거야 열린 결말로 두기로 하고.

어떻게 보면 국가의 보물이고, 어떻게 보면 그저 예전에 살던 소시민의 작품이며, 사실 우리에겐 박물관 가면 유리 안에 놓여 있는 케케묵어 보이고 따분한 그릇(나만 그런건가? 내가 이상한건가~?)이었던 도자기를 소재로, 그 안에 얽힌 이야기나 감상을 톡톡 튀는 상상력과 꽉꽉 짜인 구성으로 재미있고 예쁘게, 때로는 가슴을 저밀고, 가끔은 날카로운 눈매로 묘사해내고 있습니다. 그 상상력과 표현력은 그야말로 경외로움 그 자체예요.

도자기로부터 일상을 따냈다는 느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 실은 도자기에도 그려져 있다는 느낌입니다. 과거의 도자기가 아니라 우리의 도자기, 우리의 일상, 우리의 얼굴이라고나 할까.

인용한 문구 그대로,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그린 도자기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꺼내어 그려낸 작품입니다.

후둑 후둑 비내리는 장마철 밤, 이 책을 펴고 당신이 좋아하는, 좋아했던 사람의 얼굴을 한번 더 마주해 보시길.



p.s 작가인 호연님에 대해선 남녀논란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하지만, 참 좋은 작품을 그려주시는 작가님임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 작품활동이 뜸한 거 아닌가 싶은데, 한번 더 빵 터뜨려주시길.

p.s2 책을 살 돈이 없다면 여전히 웹에 공개되어 있으니 한번쯤 정주행을 추천합니다.(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22090&seq=1&weekday=)

2011년 11월 6일 일요일

[서평] 개발자를 부탁해




우연히 어느 블로그에서 서평을 접한 후, 재밌겠다 싶어 책을 질렀다.

책은 기본적으로 남중-남고-공대의 길을 걸은 평범한 남성 개발자의 독특한 특성을 바탕으로 연애, 취업, 직장생활 등, 사회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개발자 개무시 시대에 발맞춰 출간된 책으로 보이고, 소비자 층을 자극하기 위해 개발자의 연애에 대한 조언이라는 부분을 홍보에 집중시킨 것으로 보이는데,
저자가 스스로 자신은 타고난 개발자는 아니고, 어쩌다 보니 이쪽으로 발을 들이게 된 여성이라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조금 몰입도가 떨어지고(원하지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개발에 발을 들이게 된 개발자들이라면 오히려 더욱 몰입이 될 것 같다),
연애 파트는 공감이 심하게 가고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사실 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 내용들인지라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오히려 취업, 직장생활 등에 대한 저자의 경험이 듬뿍 담긴 부분들이 많이 와닿는다.
저자의 영국 이민/이직기는 특히 본인도 많은 괴로움과 번민을 느끼며 시도했기 때문인지, 상당히 정보가 구체적이어서 외국으로의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은 한번쯤 볼만할 것 같다.

직장생활 이야기도 저자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취업하기 전의 개발자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회사 생활과 실제 생활하게 되면 느끼게 되는 회사 생활, 그 안에서 주의해야 할 것들이 상당히 꼼꼼하게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의 가장 멋진 부분은, 저자가 여성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하고 털어놓는 가운데, 단순히 꼼꼼하고 생동감 있는 정도가 아니라, 직장생활 선배로서 후배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쓴 것 같은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이 부분이 사실을 가능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전달하는게 목표가 되곤 하는, 개발자 대상 서적들(대부분 개발자 대상 서적은 개발자가 쓰고, 개발자의 일반적 글쓰기 목표가 그러하기 때문이리라)과 다른 부분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읽으면서 나름 인상깊었던 부분을 발췌해 본다.
"응, 나 하버드 갈 정도의 성적이랑 SAT 점수도 나왔어. 아이큐로만 보면 뭐든지 할 수 있었다고도 해. 하지만 가능성은 가능성일 뿐이고, 가능성에 매달리다가 인생 말아먹는 건 27년으로 족하다고 봤어. 내 가능성을 보고 알아달라고, 나 보이는 것보다는 훨씬 대단한 사람이라고 인정해 달라는 투정도 이젠 그냥 그만두기로 했어."
이제는 안다.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다른 것에 매달리면서 현실을 미래로 밀어버리는 쪽을 택하려 했다는 것. 식당에서 그냥 웨이터로 일하는 것보다는 뭔가 대단한 시험 공부를 하면서 '이건 그저 임시로 할 뿐이야'하는 쪽이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난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는 것. 하버드 입시 준비를 하는 동안은 하버드에 갈 수도 있는 사람이지만, 그냥 저임금 평사원으로 취업해 버리면 내 가능성은, 내 꿈은, 내 인생은 거기에서 끝나버리는 것 같아서 그걸 놓기가 힘들었다고.

2011년 10월 20일 목요일

[서평]미래를 만든 Geeks

이미지는 yes24 에서 가져왔습니다 :)

최근 세계를 바꾼 위대한 영웅,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뜨셨고, 세상이 한동안 시끄러웠죠.
그 스티브 잡스가 Apple 에서 쫓겨나기 전 마지막으로 세상에 내놓았던 히트작, 매킨토시.

그 개발팀에서 일했던 앤디 허츠펠트라는 분(사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이거 외에도 여러모로 유명하고 대단하신 분입니다)께서는 애플 퇴사 후 folklore.org 라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여기에 매킨토시 개발팀에서 있었던 여러 뒷이야기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혼자만 올린 건 아니고, 과거 함께 일했던 매킨토시 개발팀도 좀 올렸다고 하구요.
이 사이트는 지금도 방문 가능합니다. 아래 url 을 클릭해 보세요.
http://www.folklore.org/index.py

멋진 프로젝트 뒤에는 멋지고 재밌는 일이 많은 법이고, 앤디 허츠펠트씨의 글솜씨도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인기를 끈 이 사이트의 글들은 책으로 출간되었죠.
책에선 Revolution in the Valley 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잘팔릴 것 같은 제목으로 팔아야겠죠.

이 책의 한글판이 나왔고, 여기서도 한국에서 잘 팔릴 것 같은, "미래를 만든 Geeks" 라는 제목을 갖게 됩니다.
이 제목은 앤디 허츠펠트 씨에겐 별다른 통보도 없이 정해진 것 같더군요. 최근 앤디 허츠펠트씨가 이에 대한 이야기를 Google+ 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
https://plus.google.com/117840649766034848455/posts/AgaxGmz3HPg

Geeks 는 우리나라말로 괴짜라고 번역되지만, 오타쿠와 비슷한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고, 대충 "무언가 하나에 흠뻑 빠져 거기에 몰두하는 사람"을 의미하죠.
나쁘게 말해 오타쿠고, 허세 좀 부려보자면 극단의 전문가 라고나 할까요. 소프트웨어의 전문가들은 대부분 소프트웨어 개발에 빠진 Geeks 인 셈이죠.

미래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 중 앤디 허츠펠트께서 앨런 케이님(이분은 또 위대한 분이십니다. 아주 대단하세요)의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들은 이야기,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에서 따온 것 같습니다.

내용은 앤디 허츠펠트씨가 애플에서 매킨토시 팀에 들어가게 된 시점부터 매킨토시 프로젝트가 종료된 후, 퇴사를 하고 스티브 잡스가 회사에서 쫓겨나는 시점까지를 연대순으로 짧막한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 흥미를 가지실 분들은 아무래도 대부분 허츠펠트씨보다는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겠죠.
당연하게도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스티브의 괴팍하고 지랄맞은 성격이 제대로 묘사되어 있고, 많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특히, 빌 게이츠와의 "제록스라는 이름의 부자 이웃" 에피소드는 유명하기도 하거니와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죠.
http://www.folklore.org/StoryView.py?project=Macintosh&story=A_Rich_Neighbor_Named_Xerox.txt&topic=Microsoft&sortOrder=Sort%20by%20Date&detail=medium

그렇다고 이야기 전체를 스티브 잡스에게만 기대진 않고, 개발하면서 겪은 버그나 새로운 기술의 제안과 놀랄만한 조건 하의 개발 성공 이야기는 손에 땀이 나도록 흥미진진합니다.

관료주의적 매니저와의 싸움과, 매킨토시 출시 후 매킨토시 개발팀이 관료적 매니저에 의해 사라지고 허츠펠트씨와 몇몇 개발팀의 영웅들의 퇴사 이야기 부분은 조금 우울한 기분도 들게 하고,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게 하지요.

굳이 개발자로 개발일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 젊은 시절 열정 하나로 친구들과 광란의 프로젝트 하나쯤 해보신 분이라면 그때의 열정 하나로 달리던 시절의 기분을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스티브 잡스를 알고 싶은 사람, 애플을 알고 싶은 사람, IT 개발 선배의 삶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p.s 비슷한 시기, 비슷한 이야기를 Steve jobs 와 MicroSoft에 중심을 두고 찍은 영화가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해적들 이라는 영화인데요. 이 시기의 이야기에 관심 있으시다면 추천합니다.